테마스토리

여러분은 ‘가족’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항상 나를 지지해주는 든든한 존재,

생각만 해도 애틋해서 눈물이 나는 존재

혹은 같이 있으면 불편해서 떨어져 있는 것이 더 편한, 힘든 존재 등

각자 가족에 대한 생각이 다양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1. 가족에 대한 나의 이야기

타지에서 대학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과의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습니다.

그래서 한 학기에 몇 번 보지 못하는 가족을 보러 가는 기차 안은 항상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집에만 가면 왜 예상 밖의 상황들이 생겨났던 것일까요?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보이고

또 그러한 것들에 예민해져 버린 제 모습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가족에 대한 고충을 친한 지인들에게 털어놓았더니 그들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자신이 존경했던 부모님과는 다른 모습의 부모님에게 이질감을 느끼고,

티격태격 싸우며 정들었던 언니, 오빠와 서먹해져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변한 것일까요?

아니면 가족이 변한 것일까요?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우리가 되었을 뿐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저마다 다른 가족과의 정서적인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세 명의 대학생을 만나보았습니다.

2. 가족에 대한 친구들의 이야기

➀ 친구 L양

- 가족과의 정서적 거리 : 1cm

- '오히려 더 가까워졌어요. 아직은 가족이 최고!'

“저는 지금 자취를 해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또 정신적으로도 큰 지지를 받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지금 현재 가족과의 관계는 ‘만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2주에 한 번씩 집에 내려갈 때마다 부모님과 즐겁게 지내고 옵니다.

친구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재밌기 때문에 집으로 내려가는 시간이 기다려져요.

저는 항상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데,

그만큼 저도 타지에서 혼자서 잘 지내니 부모님도 저에게 만족해하시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는 같이 살다 보니 논쟁거리가 꽤 있었는데 그러한 것들이 사라지니 지금 이렇게 평온한 상태가 되었네요.

대학 졸업 전까지 더 자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

더 가까워진 우리 가족과 제 사이, 다들 신기하신가요?”

➁ 친구 K양

- 가족과의 정서적 거리 : 1m

- '정말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왜 힘이 드는 걸까요?'

“저는 통학생이에요. 당연히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가족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보다 많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해주시는 부모님께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가끔 힘든 점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공부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아빠의 태도에 조금 상처를 받아요.

이따금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에 ‘아무것도 아닌데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우리 가족을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하시는 모습에 또 감사한 생각, 이 두 가지가 공존하네요.

미워하다가도 어쩔 수 없이 또 마음이 가는 걸 보면 가족과 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같기는 한데.

짜증 내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님께 짜증을 내는 제가 실망스럽네요.

그렇지만 이 또한 언젠간 다 지나가겠죠?”

➂친구 J군

-가족과의 정서적 거리 : 1km

-'이제는 가족을 한 ‘개인’으로 이해하게 되네요.'

“저도 본가에 살며 대학교에 다니긴 하지만,

스무 살 때부터 용돈을 받지 않고 생활하고 있어요. 물질적인 독립은 거의 이루어진 셈이죠.

그러니 자연스레 정신적으로도 가족에게 많이 의지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부모님도 부모님의 일이 있을 것이고,

저도 저 나름대로 학업과 다양한 것들을 병행하니 각자의 삶을 사는 게 자연스러워졌어요.

어느 날 부모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 부모님께서 “이제 마냥 자식이라고 느껴지지 않고, 너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이런 부분에서 가족의 사랑에 얽매이지 않는 제 모습에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느껴요.

아무래도 서로를 하나의 개인으로 바라보다 보니 부모님과의 관계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위 세 명의 경우 이외에도 가족을 대하는 태도와 관계는 무수히 다양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릴 적과는 달리 가족을 심적으로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는 점에서

우리 모두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3. 가족에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

더는 이전의 ‘나무’ 같던 부모님이 그리고 아옹다옹하던 형제와 자매는 없지만,

우리가 그만큼 자라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가 되었다는 점에서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혹여나 가족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이 글에서 위로를 얻어 가시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의 가족에 대한 걱정과 고민 또한 지나갈 것이기에,

지금의 이 순간 또한 긍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