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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사용하시는 은행의 통장을 꺼내 한 장을 넘겨보십시오. 첫 장을 넘기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가장 먼저 나옵니다.

“이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되, 보호한도는 본 은행에 있는 귀하의 모든 예금 보호 대상 금융상품의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하여 1인당 ‘최고 5천만 원’이며, 5천만 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금액은 보호하지 않습니다.”

[예금자 보호란?]

예금자 보호란, 금융기관이 위기를 맞아 고객들에게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글자 그대로 예금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설립된 예금보험공사가 평소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예금보험료를 받아 적립한 후, 미래에 금융기관이 부도 등의 이유로 인해 예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금융기관을 대신하여 고객들에게 예금을 지급합니다.

이러한 예금 보호는 1인당 5천만 원까지 가능하며, 제한 금액을 설정한 이유는 국가 전반적인 재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으로 하여금 개인의 자산을 보다 더 안전하게 관리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개인으로 하여금 개인 자산의 일부에 대한 책임 전부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각 개인이 더 안전한 은행을 찾아 각자의 돈을 예금하게 하고, 이를 통해 은행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즉, 5천만 원을 초과하는 예금에 대해서는 예금자 스스로가 보호하도록 하여 시중 은행들이 자산 관리와 리스크 관리를 보다 더 철저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예금자 보험의 종류와 범위는?]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이 5천만 원에 속하는 예금의 종류와 범위입니다. 개인 한 사람당 5천만 원인지, 혹은 각 금융기관에 따라 5천만 원인지, 이자는 포함되는지 아닌지 등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호 금액 5천만 원은 동일한 금융 회사 내에서 예금자 한 사람이 보호받을 수 있는 총 금액이며, 이자까지도 포함하는 금액이다.”

상업은행뿐만 아니라 보험회사, 증권회사, 상호저축은행, 외국은행 국내지점, 농∙수협 중앙회 등 총 292개의 금융회사가 예금자보호의 대상입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농∙수협 지역 조합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호 대상 금융기관이 아니며 관련 법률에 따른 독자적인 자체 기금에 의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우체국 역시 보험회사 금융회사가 아니며, 우체국의 경우 우체국 예금, 보험 관련 법률에 따라 정부가 보험금 지급을 보장합니다.

[예금자 보호, 그 현 위치는?]

이러한 예금자 보호와 관련해서, 최근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5천만 원이라는 금액과 관련된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예금자 최대한도인 5천만 원은 2001년 이후 17년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예금자 보호 액수가 너무 적다’며 보호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 개발연구원인 KDI 역시 은행 예금과 보험의 보호한도 인상을 제안하는데, 그 논거는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5천만 원을 한도로 정한 2001년에 비해 2배 이상 커졌다는 점입니다.

예금자 보호를 전담하고 있는 예금 보호 공사 역시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 ‘뱅크런 위험 발생 시 예금 인출 요인 및 예금 보험 효과에 대한 실증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예금자 보호의 최고 한도를 늘릴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예금자보호 한도는 1인당 GDP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규정한다’고 명시되어있습니다. 이는 곧 정부의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한도를 늘릴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외국과 비교했을 때 현재 우리나라의 예금자 보호 한도 금액은 경제규모에 비해 적은 수준이라는 점, 그리고 예금자 보호 한도액을 정하는 기준인 GDP가 과거에 비해 2배 이상 커졌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예금자 보호 한도 인상은 충분히 논리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금융 당국 일각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 인상 시 금융사가 내는 예금 보험료 역시 인상되고 이로 인한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음과 금융업권 간의 예금이 상당히 증가할 것임을 근거로 들며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예금자 보호 한도 금액 증가에 대해서 찬성하시나요, 반대하시나요?

물론 각각의 의견에는 충분한 논거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많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도 뒷받침 근거들을 제공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들도 이러한 예금자 보호 제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이에 대한 스스로 본인만의 결론을 내려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