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스토리

우리학과 그런 학과 아니거든요!

개강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슬슬 기말고사를 준비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지난 시험 때도, 그 전 시험 때도, 매 시험기간마다 ‘이 과는 나랑 안 맞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 생각에 꼬리를 물고 ‘다른 과 공부는 재밌어 보이는데, 다른 과는 어떤 걸 배울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곤 하는 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각 과별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각 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저처럼 다른 과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대학생들이나 대학진학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1.경제학과

경제학과 15학번 채OO

Q. 이번에 ‘각 과별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 중입니다. 지금까지 경제학도라는 이유만으로 받았던 오해나 편견이 있었나요?A. 일단은 경제학이라는 이름에서 '경제면 돈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경제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계산적이다’, ‘차갑다’, ‘자기 잇속만 챙길 것 같다’이런 이미지를 연상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랑은 거리가 먼 단어들이거든요…….

무엇보다 저는 덤벙대는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경제학을 전공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임에 가든 총무를 맡으라 해요. 그러다보니 계산 실수를 하거나 물건을 빼놓는 일이 가끔 생기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경제학과가 왜 그래?’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네요. 경제학과는 꼼꼼하고 신중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또 경제학에 대해서 조금 접해보신 분들은 ‘수요와 공급법칙’, ‘수요의 가격탄력성’ 등을 생각하면서 머리가 지끈지끈 거린다고 하시더라고요.

Q. 이런 오해들 풀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일단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계산적이라는 말은 단순하게 ‘계산을 많이 한다.’라고 생각하면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주장을 수식으로 하다보니까 그걸 공부하려면 계산을 많이 해야 되거든요.

그렇지만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자기만 이득 보려는) 계산적인 학문이다.’라는 생각은 오해라고 생각해요. 저는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개인주의적인 학문이 아니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모두가 최대한 만족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계산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유 때문에 차가운 학문이라는 것도 오해라고 생각해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까지 포함해 전체를 만족시키기 위한 학문이니까요. 차갑기 보다는 오히려 따뜻한 학문이죠.

Q. 그럼 경제학은 정확하게 어떤 걸 배우는 학문이죠?

A. 경제학과에서는 크게 보면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을 배운다고 할 수 있어요. 미시경제학은 ‘개인’들이 돈을 어떻게 쓰이는지를 공부한다면 거시경제학은 개인들이 모인 ‘국가’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 과목들을 심화·응용해서 국제금융론, 화폐금융론, 계량경제학, 후생경제학 등을 배우게 됩니다.

Q. 그럼 어떤 사람들에게 경제학과가 잘 맞을 까요

A. 일단 첫 번째로는 끈기가 있는 사람에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사람들의 복잡한 행동을 수식이나 그래프로 간단하게 나타내다보니까 언뜻 보고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수학이 근거가 되다 보니 한 부분에서 막히면 뒷부분을 이해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책 한 페이지를 이해하려고 그 페이지를 몇 시간동안 들여다보고 있는 일이 많이 생기거든요. 아, 그리고 수학에 소질이 있으면 조금 편할 것 같아요.

그리고 ppt발표가 많다고 소문난 경영학과와 다르게 경제학과는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소극적인 분들한테도 추천합니다!

2. 사회학과

사회학과 16학번 정OO

Q. 사회학과도 전공 때문에 받은 오해들이 꽤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A. 일단 ‘사회’라는 말이 들어가다 보니깐 많은 분들이 ‘고등학교 때 배우던 것 똑같이 배우니깐 쉽겠다!’ 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사회에 대해서 공부를 하니깐 성격이 싹싹하고 좋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아마 사회생활이랑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또 친구들은 ‘사회주의 배우는 거야?’ 라고 하면서 북한사람이라고 장난치기도해요.

Q. 이런 오해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대부분의 오해들이 이름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사회’라는 단어가 모두가 알고 있는 익숙한 단어 이기는 하지만 막상 무엇인지 말을 하라고 하면 정확하게 대답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듣던 사회탐구영역, 사회생활, 사회주의 등을 연관시켜서 생각해내다 보니깐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요.

Q. 이런 오해들 중에 직접 겪은 해프닝이 있나요?

A. 작년에 촛불시위로 대한민국이 뜨거울 때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사회학과가 앞장서서 이끌어야지’라는 말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앞장서거나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참여를 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더 적극적인 행동을 바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제 행동은 학과가 아니라 성격이 결정하는 것 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조금 억울하기도 했었어요.

Q. 사회학과에 대해 설명한다면?

A. 간단하게 말하면 저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수많은 사회현상에 숨겨진 구조를 이해하는 학문이에요.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저희가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그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 선배와 후배, 생산자와 소비자처럼 다양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 사회적 관계들 사이에는 협력, 갈등, 경쟁, 교환 등의 다양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발생하죠.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이 사회학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내용들을 공부하다보면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랑 안목이 생기는 것 같아요.

Q. 사회학과에서는 주로 어떤 과목을 배우나요?

A.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사회학 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 조사 방법론이라는 두 방법인데요, 사회학 이론 파트에서는 마르크스, 존 듀이, 막스베버, 게오르그 짐멜 등 사회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을 배우는데요. 이런 지식들은 나중에 사회 현상들을 바라볼 때 좀 더 다양한 시각을 가지게 해줘요.

그리고 사회조사방법론 파트에서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통계나 인터뷰, 면접처럼 조사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둘을 응용해서 정치사회학, 경제사회학, 노동사회학 등으로 확장시켜나가며 배우고 있어요.

Q 어떤 사람에게 사회학과를 추천하고 싶나요?

A.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역사를 좋아하고 잘 하면 좋은 것 같아요. 다시 말하자면 역사공부에 대한 재능이 사회학에 대한 재능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물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없지만 간접적으로!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서 다각화된 시각으로 생각을 해 볼 수 있고 이런 다양한 시각과 생각하는 힘은 사회학을 공부하는 데에 큰 힘이 되죠.

그리고 이 외에도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많이 생각하는 사람, 오래 생각하는 사람, 다양하게 생각하는 사람처럼 ‘생각을 잘 하는 사람’에겐 정말 잘 맞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컨셉이 ‘사회학적 상상력’ 인데 상상력은 생각에서 출발하니까요.

3.심리학과

심리학과 16학번 최OO

Q. 심리학과는 정말 많은 질문을 받을 것 같은데 지인들은 어떻게 이야기 하나요?

A. 일단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두 가지가 있어요. ‘지금 남자/여자 친구 심리가 어떨까?’ 랑 ‘내 마음 읽어봐.’ 심리학과에 원서접수 할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듣고 있는 말이에요. 대부분이 심리학과라고 하면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의 심리를 아는 점쟁이인줄 아는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생 친구들이 저를 볼 때마다 ‘자기가 배우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힘든데 너는 유쾌하고 재밌는 내용 배워서 좋겠다.’, ‘심리학과로 전과하고 싶다.’라는 말을 들을 때 마다 너무 억울해요.

그리고 ‘심리치료’라는 말에서 나오는 이미지 때문에 ‘친절하고 따듯하게 마음을 치료해주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Q. 이런 오해들 풀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일단 저는 점쟁이가 아니에요! 타로도 할 줄 모르고요! 얼굴이랑 상황만 보고는 저는 아무것도 알 수 없어요. 심리학과에서는 그런 내용을 배우지 않아요.

그리고 심리학이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인터넷에서 보이는 심리테스트를 교실에서 수업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아주 과학적인 내용을 배우고 있죠. 간단하게 추측을 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하고 통제하고 기술해서 예측하는 걸 배워요. 언뜻 생각하기에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에 대해 배우는 것 같지만, 실은 눈으로 보이는 행동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있어요.

Q. 그럼 심리학과에서는 정확하게 어떤 것을 배우나요?

A. 심리학에서 배우는 것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어져요.

하나는 ‘기초심리학’으로 심리학의 기초 원리와 이론을 배워요. 그리고 다른 한 종류는 ‘응용심리학’이라 고해서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활용하는 학문이에요. 사실 두 종류라기보다는 기본과 응용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기초 심리학에서는 사회 및 성격심리학, 발달심리학, 인지 및 생물 심리학, 사회문제 심리학 등을 배우고 이 과목들을 더 심화·응용해 응용심리학에서는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소비자광고심리학, 산업 및 조직 심리학 등을 배워요. 응용심리학은 말 그대로 응용이기 때문에 범위가 무궁무진 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