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스토리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 하면 진정한 가을 남녀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조건,

바로 독서를 빼놓을 수 없는데!

사람이 북적북적한 대형 서점도 좋지만

내 집 같은 아늑함과 일반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갖춘 책방은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진정한 필수 코스.

서울에도 책에 의한, 책을 위한 책방 본연의 분위기를 갖춘 곳이 있다고 하여

그중에서 꼭 가보고 싶은 책방 5곳을 직접 방문해 보았다.

자, 그럼 서울 책방 여행, 본격적으로 떠나볼까? LET’S GO!

1일차_ 서울 서대문구 - 밤의 서점

2일차_ 서울 마포구 - 어쩌다 책방, 책방 만일

3일차_ 서울 용산구 - 스토리지북앤필름, 고요서사

책방 여행 1일차_ 밤의 감성, 책과 함께. 연희동 ‘밤의 서점’

책방 여행의 시작은 바로 연희동에 위치한 밤의 서점이다.

이름에 맞추어 밤 9시경에 방문.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혼자 가면 살짝 무서울 수 있으나 언덕을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찾을 수 있다.

어두운 밤공기를 환하게 비추는 밤의 서점 푯말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밤의 서점은 책을 읽을 만한 공간은 없었지만, 아늑함 그 자체로 매력 있었다.

책을 보는 사이 주인장님이 준비해주신 따뜻한 차와 함께하니,

더욱 기분 좋은 책으로의 여행 준비 완료.

좁은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을 펼쳐보게 되는 묘한 곳이다.

특히 서재 틈틈이 놓여 있는 소품들도 독특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내 방에 그대로 옮겨 놓고 싶은 서재와 조명등. 책방을 가득 채우는 은은한 향까지 어우러져 PERFECT.

TIP! 중간중간 ‘밤의 점장’ 님의 센스 넘치는 책 서평을 참고하

면 더욱 알찬 책 여행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사진은 밤의 점장님의 서평을 보고 고민 없이 집으로

가져온 책 (Lab Girl)이다.

총평_ 책방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도 책에 그대로 이끌리게 해주는 마법 같은 책방.

하루 일과를 마치고 머리도 식히고, 책도 한 권 골라가기에 참 좋을 책방.

밤의 서점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309-51

월요일 19:00~22:00

평일 17:00~22:00 (화~금요일)

책방 여행 2일차_ ① 어쩌다 만난 나른한 가을 오후 같은 곳,

망원동 ‘어쩌다 책방’

책방 여행 2일차. 일명 ‘망리단길’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망원동으로 향했다.

망원역에서 10분가량 걸어 오래된 집들과 가게 골목골목을 지나 도착한 어쩌다 책방.

도착하면 바로 ‘어쩌다 가게’라는 독특한 형태의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어쩌다 가게는 한 건물 안에 여러 1인 상점이 옹기종기 모여

하나의 골목과 같이 기능하는 건물이다. 출입문을 없애 개방된

형태로 골목과 건물을 연결해주며, 반 층 씩 올라가며 가게들을

맞이할 수 있는 구조가 아주 흥미로웠다.

이 특별한 건물의 바로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어쩌다 책방이다.

“지금이 사진 찍기 딱 좋은 시간이에요!”

햇볕과 어우러진 책방의 온화하고 나른한 분위기에 이끌려 홀린 듯이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사장님께서 건네신 말씀이었다.

여행 1일차에 방문했던 밤의 서점과 달리, 이곳은 단연 ‘낮’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다양하다.”

열 평도 채 되지 않을 것 같은 아담한 규모의 서점이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에 코웃음을 치듯 소설, 에세이, 시집뿐만 아니라

오직 책방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독립출판물까지

아주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진열되어 있었다.

책의 커버들이 모두 예쁘고 독특해 책방이 아니라 전시회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총평_ 낮에 가서 햇살을 받으며 책을 고르기에 이곳만 한 곳이 있을까?

어쩌다 가게의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후식으로 이곳에 들르는 것도 GOOD.

어쩌다 책방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9길 74 어쩌다가게@망원 102호

매일 13:00~21:00 공휴일휴무

책방 여행 2일차_ ② 묵직한 울림이 있는 곳.

망원동 ‘책방 만일’

어쩌다 책방을 나와 6~7분 정도를 걸어 도착한 그곳, 책방 만일.

시장을 지나 골목길로 쭉 직진하다 보면

여기에 책방이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나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어쩌다 책방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적당히 낮은 조명과

잔잔하게 들리는 클래식이 포인트.

이전까지 방문했던 책방들과 다른 점은 좁은 공간이지만

책을 다 벽장으로 진열하고 가운데에 원형의 테이블을 배치해

책을 읽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는 것.

페미니즘, 그리고 세월호 등과 같은 국내외 이슈, 환경 문제를 다룬 책들도 눈에 띄게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주제별로 통일성 있게 진열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총평_ 책. 테이블. 클래식. 환상적…

각종 독립출판물을 비롯해 사회, 환경 문제들을 모아 놓은 책들

을 눈에 띄게 볼 수 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 될 것.

책방 만일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16길 46

매일 14:00~20:00 화~토 운영

월요일 휴무

책방 투어 3일차_ ① 우연히 만난 뜻밖의 행복.

용산구 ‘스토리지북앤필름’

이번엔 용산구다.

이태원과 해방촌을 중심으로 자유롭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책방 투어 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후암동에서 해방촌으로 가는 언덕 밑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의 책방이었다.

감성 가득한 인테리어는 이 책방만의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의 세 책방에서는 볼 수 없었던 벽에 걸려있는 그림들이 가장 눈에 띈다.

특히 여행 관련 서적 등을 많이 찾아볼 수 있어 이곳에서 책을

보고 있으면 마치 여행을 온 것 같은 설레는 느낌까지 준다.

소설, 에세이, 잡지, 엽서, 그리고 그림책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 양한 종류의 출판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다양한 독립출판물들이 책장에 진열되어 있었으며,

책 커버 또 한 상당히 다채롭다.

언젠가 나도 이곳에 내 글을 실을 날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설렘까지 들게 하는 곳이었다.

총평_ Serendipity[세렌디피티],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발견한

행복 같은 느낌. 이곳에서 조차도 여행을 온 느낌을 준다.

스토리지 북 앤 필름

서울 용산구 신흥로 115-1

매일 13:00~19:00

수요일 13:00~24:00 (매월 첫째 수요일 자정까지 운영)

책방 투어 3일차_ ② 기본에 충실하다. 용산구 ‘고요서사’

스토리지 북 앤 필름을 지나 해방촌으로 가는 골목 중반부에 위치하고 있는 책방, 고요서사.

역시 아담한 규모지만 책이 꽉 들어차 있다.

특히 이 책방은 소설과 인문학 관련 책들이 위주였다.

교과서에서만 봤던 프랑스 소설 작가의 책 등과 같이

시중의 일반 서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소설 책 등이 진열되어 있어

아, 이런 게 책방이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총평_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은 매력

고요서사

14:00~21:00 화요일 휴무 (기타 휴무 SNS 공지)

수요일 14:00~24:00 (매월 첫째 수요일 자정까지 운영)

책방 여행을 마무리 하며_

목적을 위한 독서에 매몰되어 있던 이들에게도,

‘뭐 읽을 만 한 게 없을까?’, ‘나도 이제 책 좀 읽어 볼까?’ 하며

이제 막 독서에 빠지고 싶은 이들에게도

자, 부담 없이 책에만 집중하세요! 라는 속삭임이 들려오는,

마음과 마음으로 만나는 공간, 그 곳이 바로 책방이다.

책방 본연의 매력을 가득 담은 이 다섯 곳의 책방에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책방으로의 여행, 그리고 책으로의 여행에 빠져보자.

“때때로 독서는 생각하지 않기 위한 기발한 수단이다. (아서 헬프스)”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값진 휴식이 될 책과 함께 이번 가을,

책방에서 몸과 마음 모두 풍성해지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